김포농협로컬푸드직매장 소비자체험단(양도중학교 학부모회. 좌측 끝이 필자) |
김포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지역농민들이 직접 진열하고 가격까지 매겨서 판매한다. 그리고 매장에 설치된 40개의 CC-TV를 지켜보며 본인의 상품이 모두 팔리면 다시 진열하는 유통구조다. 당일 판매되지 않은 농산물은 모두 수거하여 김포푸드뱅크에 기부된다.
김포농협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도·농이 공존하는 김포에서 지난 7년간 이어져온 것으로 함께한 소비자체험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소비자체험을 통해 로컬직매장의 유통구조와 철저한 친환경관리, 위생관리 설명을 듣다보면 김포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28일 양도중학교 학부모 30명은 김포농협에서 실시하고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 소비자 체험을 했다.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프로그램
특히 올해 소비자 체험을 함께한 학부모들은 다른 지역에서 이주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김포농협의 로컬푸드직매장 소비자체험은 지역주민은 신선하고 좋은 물건을 믿고 구입하는 한편 지역농민은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 제대로 된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 체험은 주민과 농민이 서로를 만나 이해하고 지역 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여 상생하는 도·농으로 성장해가려는 프로그램이다.
필자 또한 10년 전 김포로 이사와 초등1학년이던 큰아이가 고등학생이 될 만큼 우리가족에게도 김포는 제2의 고향이다. 김포는 조금만 나가면 논과 밭이 있지만 우리 같은 타 지역에서 이사와 연고 없는 사람들은 지역농가와 접촉 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번 로컬소비자체험에 함께한 대부분의 사람들도 필자와 같은 처지이기에 체험은 더 큰 의미 있었다.
김포농협 엄경렬 상무의 헌신
김포농협 엄경렬상무 |
로컬소비자체험하면 은행원에서 도·농 전도사로 변신한 김포농협 엄경렬 상무를 빼 놓을 수 없다.
프로그램을 시작부터 함께한 엄 상무는 농협직원의 대부분이 2년마다 업무이동을 하는 반면 지난 7년간 한 곳을 지키고 있다. 농민들을 만나고 그들과 애환을 나누며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 때문인지 작년보다 올 해는 더 농민의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30명의 학부모를 울게도 웃게도 만들었다. 목발을 짚고 아침9시부터 오후4시가 다 될 때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과 경험에서 비롯된 ‘치커리 이야기’는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한 할머니농부가 치커리 4kg를 경매에 붙이고 확정된 가격은 600원이었다. 그런데 쌈밥집에 들렀다 발견한 자신의 치커리 박스가 반가워 할머니는 ‘이 치커리 얼마줬냐’고 식당주인에게 묻자 싸게 6000원에 샀단다.”
박스가격도 안될 것 같은 할머니의 수고를 생각하며 가끔 뉴스에서 보는 배추밭, 무밭을 갈아엎는 장면이 떠올랐다.
“아~이래서 그런 것이었구나.”
이런 내용을 알지 못 했을 당시 아깝게 갈아엎는 농작물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던 내가 부끄럽게 느껴지며 “소비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소비를 하더라도 노력한 사람에게 소득이 돌아가고 정직하게 재배한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소비를 생각했다. 이러한 소비야 말로 다시 부메랑이 되어 좋은 제품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포대표 소비자체험 자리매김
2013년 6월 시작된 소비자체험은 시작 당시 10여명을 봉고차에 태워 농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그러다가 3년 전부터 회당 30명씩 한해 30~40회를 운영하는 지역 대표소비자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방문했던 농민이 살림이 펴 보여 기분 좋고 젊은 2세 농부들의 활약도 흥미롭다. △앳땐 농부가 자신의 버섯을 소개하며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고 △2세 전통장 장인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예쁜 곳이 김포에 있었는지 몰랐던 연꽃마을의 산책과 향기로운 연잎밥 △농업의 다변화를 확실히 볼 수 있었던 꿈 목장, 소 배설물로 구워 먹은 고구마와 무한 제공된 구워먹는 치즈, 밀크티 등은 당장에 구입하고 싶었지만 모두 무료이고 현장구매가 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로컬소비자체험의 취지를 살리고 오해의 소지를 없게 하려는 의도를 알게 되면서 아쉬움은 고마움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더 아쉬운 것은 밀크 티와 아이스크림은 아직 시판 전이라는 것이다.
“시판되면 바로 구입하자”며 30대 후반에서 50대에 이르는 아줌마들은 어느새 소녀처럼 재잘거리다 체험이 끝나갈 즈음 아이들 하교, 하원시간에 맞춰 신데렐라가 한 짝의 신발을 벗어 놓고 달려갔던 것처럼 바쁜 인사를 하며 일상으로 돌아갔다.
김포, 모든 농민이 친척같은 동네
5월 가정의 달을 마무리하며 아무 연고 없이 들어온 김포가 이제는 정말 내 친척들이 어딘가 사는 진짜 우리 동네로 느껴진다. 버섯 농장하는 귀여운 사촌 동생 집, 장독이 가득한 볕 좋은 친구 집, 배고플 때 찾아가면 두둑한 손으로 연잎 밥을 금방 쪄 내 놓을 것 같은 이모, 목장하는 삼촌집이 생긴 것 같다.
정진영 시민기자 sea3693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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